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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본 곳

(포항)영일대와 신라 문무대왕: 역사와 전설이 깃든 포항의 명소

by samseopmom 2025. 2. 26.

 

2020년 9월 9일,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제약이 있었던 시기, 남편의 업무로 인해 포항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집에만 머무르기보다는 새로운 경험을 쌓고자 아이들과 함께 포항으로 떠났습니다. 포항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영일대 해수욕장이었습니다. 푸른 하늘과 드넓게 펼쳐진 모래사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해변을 배경으로 우뚝 서 있는 전통 해상 누각 ‘영일대’가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신라 문무대왕과 관련된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영일대의 유래와 의미

영일대(迎日臺)는 본래 ‘북부해수욕장’으로 불렸으나, 2013년 6월 전통 해상 누각인 ‘영일대’가 건립되면서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영일대’라는 이름은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첫째, ‘해를 맞이하는 곳’이라는 뜻으로, 동해의 아름다운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지리적 특성을 반영한 것입니다. 둘째, 신라 시대 문무대왕과 연관이 있는 ‘영일대(迎日臺)’라는 역사적 기록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신라 문무대왕은 삼국통일을 완수한 왕으로, 생전에 나라를 지키기 위해 동해에 자신의 무덤을 만들 것을 유언으로 남겼습니다.

포항의 ‘영일대’는 이러한 역사적 의미를 담아, 문무대왕이 동해를 지키려 했던 정신을 기리는 장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현재 이곳은 아름다운 해변과 전통 건축양식의 조화를 이루며, 많은 방문객들에게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멋진 경험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신라 문무대왕과 동해를 지킨 전설

문무대왕(文武大王, 재위 661~681년)은 신라 30대 왕으로, 성은 (), 이름은 법민(法敏)입니다. 태종 무열왕의 맏아들로 김유신과 함께 백제, 고구려를 멸망시키고 중국 당나라 세력을 몰아내어 삼국 통일을 완성한 인물입니다. 당악(唐樂), 신력(新曆) 따위의 당나라 문화를 수입하는 데에 노력하기도 했지만, 당나라의 간섭을 막고 신라의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문무대왕은 생전에 “내가 죽은 후 화장하여 동해에 묻어 달라. 나는 용이 되어 신라를 지키겠다.”라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그의 유언에 따라 신라 왕실은 문무대왕을 화장하여 동해 바닷속 바위에 안장하였습니다. 그곳이 바로 경주 양남면 앞바다에 위치한 ‘문무대왕릉(수중릉)’입니다.

문무대왕릉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해양무덤으로, 당시 신라인들의 바다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입니다. 문무대왕이 사망한 후, 신라에서는 그의 뜻을 기려 ‘감은사(感恩寺)’를 세웠습니다. 감은사는 문무대왕의 호국 정신을 기리는 사찰로, 바다를 향해 세워져 동해를 수호하고자 했던 그의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전설에 따르면 문무대왕이 죽은 후 신라를 침략하려던 왜구들이 나타나자, 용이 되어 바다 위로 올라와 신라를 지켜주었다고 합니다. 그의 아들 신문왕이 바닷가의 ‘이견대(利見臺)’에서 아버지 문무대왕이 용이 되어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영일대와 문무대왕의 연결고리

포항의 영일대는 신라 문무대왕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신라의 역사와 밀접한 관계를 가집니다. 포항이 속한 영일(迎日) 지역은 신라 시대부터 중요한 동해안 거점이었으며, 문무대왕이 강조했던 해양 방어의 중요한 지점 중 하나였습니다. 이 지역은 삼국시대부터 해양 방어 기지로 활용되었으며, 신라의 동해 방어선 역할을 수행한 곳이기도 합니다.

‘영일대’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문무대왕이 동해를 지켜야 한다는 호국 정신을 기리는 의미에서 명명되었습니다. 둘째, 신라의 해상 방어 기지로서 동해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셋째, 해가 떠오르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장소라는 점에서 ‘해를 맞이하는 곳’이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결국, 영일대는 신라의 역사적 배경과 자연적 요소가 조화를 이루는 장소로, 방문하는 이들에게 신라의 유산을 떠올리게 합니다.

 

 

영일대 해수욕장에서 바라본 바다는 푸른 하늘과 맞닿아 끝없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도 설렘을 감추지 못하고 모래사장을 뛰어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해변 한쪽에는 이순신 장군 동상이 서 있었습니다. 이 동상은 2013년 세워진 것으로, 포항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바른 역사의식을 강조하는 의미에서 설치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해변을 따라 걸으며 바닷바람을 맞았습니다. 곳곳에는 다양한 편의 시설과 조형물들이 잘 정비되어 있어 여행객들에게 편안한 경험을 제공하였습니다. 해변과 인접한 카페에서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활동이 제한되었지만, 영일대에서의 시간은 우리 가족에게 오랜만에 여유와 평온함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영일대 해수욕장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신라의 역사와 문무대왕의 호국 정신이 깃든 의미 있는 장소입니다. 이곳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신라의 역사를 떠올리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포항을 떠나며, 다음에는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이곳의 다양한 매력을 만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일대는 역사와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방문하는 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는 곳임을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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